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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한국에서 일본 생활에 대해 질문을 받습니다.
“일본에서 살면 어떤가요?”
“한국보다 좋은가요?”
“계속 일본에서 살 생각인가요?”
처음 일본에 왔을 때는 저 역시 비슷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습니다. 일본은 가까운 나라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생각보다 많은 것이 다릅니다. 여행으로는 보이지 않던 모습도 있고, 반대로 한국에서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현실도 있습니다.
2018년 처음 일본으로 건너온 이후 어느새 8년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여러 도시를 경험했고, 일본에서 일도 해봤고, 집도 구했고, 병원도 다녔고, 결국 도쿄 니혼바시에 집까지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은 일본 생활을 미화하려는 것도, 반대로 불평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일본에서 살아온 한 사람의 솔직한 기록입니다.
좋았던 것들
일본 생활에서 가장 만족하는 부분 중 하나는 예측 가능성입니다.
전철은 대부분 정시에 도착하고, 행정 절차는 다소 복잡할 수 있지만 규칙이 비교적 명확합니다. 누군가의 기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적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부분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감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도쿄에 살면서 이동 스트레스가 많이 줄었습니다. 대중교통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고, 자동차 없이도 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히 좋았습니다.
또 하나는 걷기 좋은 환경입니다.
니혼바시에 살면서 걷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강변을 따라 걷거나, 동네 골목을 천천히 둘러보거나, 도쿄역까지 걸어가는 일도 일상이 되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보다 훨씬 많이 걷게 되었다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였습니다.
생각보다 힘들었던 것들
반대로 쉽지 않았던 부분도 많았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역시 외국인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일본어 능력과는 별개로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있습니다.
집을 구할 때도 그랬고, 각종 계약을 진행할 때도 그랬습니다.
정사원이 아닌 계약직으로 일했기 때문에 외국인 신분과 고용 형태가 겹쳐지면서 일부 절차에서 예상보다 많은 설명이 필요했습니다. 언어는 통해도 행정적으로는 추가 조건이 붙는 상황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생활 자체는 가능하지만 “완전히 일본인처럼” 살아갈 수는 없다는 사실을 종종 느끼게 됩니다.
또 하나는 일본이라는 나라의 속도감이었습니다.
모든 것에 형식과 절차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절차 하나하나에 반드시 시간이 걸립니다. 문서를 잘 받았다는 확인 하나도 이메일이나 라인 메시지가 아니라 우편으로 보내야 직성이 풀리는 업무 방식 — 처음에는 정말 답답했습니다.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생겨도 “다음 주에 서류를 보내드리겠습니다”라는 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N1을 취득한 이후에도, 언어보다 이 리듬에 적응하는 것이 더 오래 걸렸습니다.
언어를 이해하는 것과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다른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인간관계입니다.
한국에서는 비교적 자연스럽게 형성되던 관계가 일본에서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외국인으로서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한국이 그리웠던 순간들
일본 생활이 즐겁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국이 유난히 그리웠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가족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을 때, 오랜 친구들을 쉽게 만나지 못할 때, 그리고 한국 음식이 갑자기 생각날 때가 그렇습니다.
특히 부모님이 연세가 들어가시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봐야 한다는 것은 해외 생활의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비행기로 몇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지만, 막상 필요할 때 바로 갈 수 없는 상황도 있습니다.
또 어떤 날은 특별한 이유 없이 한국어가 가득 들리는 공간이 그리울 때도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너무 당연해서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해외에 나와서야 소중하게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본에 살면서 오히려 한국을 더 잘 이해하게 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니혼바시에 계속 있는 이유
그렇다면 왜 계속 일본에 살고 있을까?
저 역시 가끔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입니다.
답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이곳에서 삶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쿄에는 제가 익숙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 생겼고, 단골 가게가 생겼고, 이웃과 인사를 나누는 일상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니혼바시는 제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동네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낯선 도시였지만 지금은 생활의 배경이 되었습니다.
특별히 니혼바시는 화려한 관광지라기보다 실제 생활하기 좋은 동네라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도쿄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지나치게 복잡하지 않고, 오래된 역사와 현대적인 생활이 자연스럽게 공존합니다.
집을 매입한 것도 그런 이유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언젠가 다른 선택을 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저는 이 동네에서 살아가는 일상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바뀐 것은 일본이 아니라 내 시선이었다
일본 생활 8년을 돌아보면 가장 크게 바뀐 것은 일본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저 자신의 시선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일본이 한국보다 좋은지, 혹은 한국이 일본보다 좋은지 비교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비교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두 나라는 비슷한 점도 많고 다른 점도 많습니다.
어떤 부분은 일본이 편리하고, 어떤 부분은 한국이 더 편리합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나라가 더 좋은가가 아니라,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일본 생활도 완벽하지 않습니다. 외로울 때도 있고, 답답할 때도 있고, 한국이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곳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은 제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만약 다시 2018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저는 아마 일본행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좋았던 기억 때문만은 아닙니다.
힘들었던 시간까지 포함해서 지금의 저를 만든 과정이었기 때문입니다.
일본살이를 고민하는 분께
일본 생활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일본은 천국도 아니고, 지옥도 아닙니다.
그저 사람들이 살아가는 또 하나의 나라입니다.
좋은 점도 있고 불편한 점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인터넷에 떠도는 이미지보다 직접 경험하는 것입니다.
저 역시 일본에 와서 많은 것이 바뀌었고, 지금도 배우고 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이 글을 다시 읽게 된다면, 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의 저는, 도쿄 니혼바시에서의 삶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8년을 세 줄로 줄이면
일본 생활은 비교보다 공존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 좋았던 것: 예측 가능성, 대중교통, 걷기 좋은 환경, 생활의 안정감
- 힘들었던 것: 외국인·계약직으로서의 추가 절차, 느린 업무 속도, 관계 형성, 가족과의 거리
- 지금의 결론: 어느 쪽이 더 좋은가보다, 지금 여기서의 생활을 받아들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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